신변잡기2013. 11. 22. 00:11

서울투어 #1.


(Daum지도+iPhone 3GS+SketchBookX)


서울투어라고 이름 붙인 건 다닌 길을 지도에 그리고 나서였다.

2009년 가을- 필름 기록을 보니 10월 28일이었네.

이것도 왜 3년이나 지난 2012년에 그렸냐면, 

8월 말에 이 친구랑 광화문 일대를 몇 시간 쏘다닌 걸 그리고 싶어져서 하다보니 이건 첫번째가 아니었던 거라.

그래서 그걸 Seoul Tour #2라고 이름 붙이고는,

담날 가족여행 가는데 잠도 안자고 아이폰으로 다음지도 부분부분 캡쳐해 

그 쪼고만 화면에다 로드뷰랑 번갈아보며 그린 걸 노트북서 크게 이어붙인 지도그림을 메일로 다운받아 다시 그렸다.

그래서 이건 Seoul Tour #1.

 

2009년 10월 28일.

시험준비 하느라 지친 심신을 산을 타며 회복하겠다는 친구녀석이

자기가 알아놨다며 백사실계곡 루트를 어느 블로그에서 뽑아왔다.

나도 얘가 전날 알려준 링크 따라가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가긴 했던 거 같은데.

가볍게 산을 타는 루트였다. 기억에 블로그 주인장님은 산 타는 걸 엄청 좋아하셨던듯.

뭐 이 친구도 군대가기 전에 친한 선배랑 지리산인가 설악산 타고, 또 동기랑 비 오던 날 저 두 산 중 하나 타고 그랬던 애라

제대로 된 등산이 아니면 성이 차지도 않았겠지만, 은둔(까진 아니어도)하며 시험준비 하는데 쌓인 거 푸는 데는 이 정도도 

좋았나보다. 암튼 백사실계곡을 가기로 하고, 종로에서 만나 마을버스(아마도?)를 타고 세검정초교에 가서 열심히 걸었다.

알려주는대로 주택가 골목을 지나서 올라가가지고 나오는 갈림길에서 

왼편으로 난 계단으로 올라가니 흙길이 나오고 산으로 연결-

오 이렇게 가는거야? 하면서 길 아래로 절도 있네-이러고 가다보니 할머니 한 분이 작은 집 앞에 밭 가꾸고 계신 거였다!

다른 집은 안보이고 이 집만 있어. 엥 이대로 가도 되는 건가 하면서도 난 신났다고 코스모스니 사진을 찍었고.

거기서 더 올라가고 쭉쭉쭉 가면서, 둘 다 이거 제대로 가는 건가 걱정 1/3(반까진 아니고). 

이때 난 한창 아이폰 정보에 열올릴 때라 '이럴 때 아이폰이 있었으면 지도 보면서 찾아갈 수 있다' 요러고.

(그러고 한 달 뒤 구입ㅋㅋ)

그대로 더 올라갔는데 동네 주민분들 운동하는 공간이 나오고, 좀만 더 가다가 

아 이건 진짜 아니다 이대로 가면 이 동네 정상에 가버린다 싶어서 내려왔다.


어쨌든 아까 산 올라가면서 이상하다? 처음 생각든 곳이랑 다른 쪽으로 가야 목적지가 나올 거니까

다른 방향으로 내려갔던 것 같다(무려 4년 전 얘기라 가물가물함). 

근데 웃긴 건, 계곡이랑 전-혀 상관없어 보이는 데가 나왔다는 거.

나무가 없어지고 밭 같은 게(흙만 잔뜩이었던 거 같다) 펼쳐지고 그 뒷쪽 왼편으로 네모난 건물이 하나.

여긴 어디지=  _= 이러면서 난 또 '여기가 환기미술관 인가봐' 헛소리를 하고.

그 흙밭을 지나 앞으로 가니 저 뒤에서 택시 하나가 빠져나가는 길이 보인다. 그리로 따라가니 포장 도로 등장.

아... 어쨌든 사람 많이 다니는 길이 나오겠구나 안심하면서 올라가니 이 근방은!!! 산모퉁이 근처였다. 으갹ㅋㅋ

거기서 백사실계곡 가는 이정표를 발견하고, 다시 되돌아서 이번엔 이정표따라 제대로 갔다.

아... 드디어 도착.

낙엽이 푹신한 한산한 숲이었다. 동그란 터 주변을 웬 할아버지께서 웃통 벗고 잔근육을 뽐내시며 조깅하시는 것도 구경하고

싸간 찹쌀떡 간식으로 먹고 숨 좀 돌렸다. 

지금 생각하면 우린 계곡을 본 게 아니고 그 위의 정자 터를 본 거였지만. (올해 여름에 거기 계곡 폭포 쏟아지는 거 보고 옴)


그러고는 다시 왔던 길 돌아서(가던 방향대로 쭉 갈 수도 있었는데 날도 좀 어두워졌고 배도 고프고 해서 폭포 쪽엔 안 갔다)

그 때 기준으로 3년 전에 갔던 산모퉁이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밖에서 느끼고(이젠 그냥 자리 많이 늘려놓은 까페구나 싶었다)

촐랭촐랭 내려가서 아 저쪽 가면 환기미술관 있대, 하면서 갔지만 이미 7시쯤 됐었나? 앞에 있던 아저씨가 문 닫았다고 하셔서

다시 내려옴. 부암동사무소에서 버스를 타도 됐는데 그 유명한 커피집에서 동쪽으로 가니까 뭔가 더 산을 탈만한 곳 등장.

이녀석은 또 올라가고 싶어 근질근질한 눈치였지만, 그냥 그 입구처럼 보이는 문까지만 갔다. 거기가 창의문.

얼마 전에 두물머리랑 고민했던 북악산 성곽길 시작부가 창의문이다. 그 앞에 앉아있다가(이미 어둑어둑) 쫄래쫄래 내려와서

버스 정거장. 거기서 저 아래로 보이는 야경도 참 괜찮았다. 남산타워도 보이고(서울N타워래지) 불들이 반짝반짝.


세종문화회관 앞에 내려서 대학로 앞에 있을법한 동상이 앉은 의자에서 사진도 하나 찍고 저녁 먹으러 간 곳은

섬마을 밀밭집. 

가족끼리 한 번 가고 알아뒀었는데 지금은 없다. 

한 2년 전엔가 없어지더니만 올리브영이 들어왔음. (그 옆엔 바디샵이, 또 그 옆엔 편의점 옮기고 아리따움이 있지)

여기 메뉴가 바지락칼국수가 주고 왕만두도 맛났다.

여자애 셋이 가서 2인세트(바지락 2인분+보쌈+왕만두)를 시켰는데 엄청 배부르게 다 먹고 나왔어서

매우 허기진 두 명이서도 충분히 배두들기고 나올 거라고 들어갔다. 기억은 안나지만 아마 남기진 않았겠지(ㅋㅋ).

그 다음에도 두 세번은 더 갔었는데. 없어져서 매우매우매우 아쉬운 집이었음. 

광화문에서 맛집을 알지도 못하거니와 가격대도 셀 거 같았어서 딴 덴 안 갔었다. 흐엉.



이거 서울투어 기록일지 쓰다가 막판에 없어진 맛집 한탄이네.


덧. 방금 쓰다가 글씨가 버벅이고 커서도 내 마음대로 안 움직였는데- 커서가 느리게 따라오고 이리저리 튐

혹시 해킹인가- ㅁ- 이런 노트북도 막 해킹하나?ㅋㅋ

단순히 6년 된 노트북이 왔다갔다해서 그런 거겠지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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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kwul_tokki